집값이 떨어지면 누가 이익을 보는가. 청년이라면 방을 구하는 사람이고, 정부라면 방을 사들이는 사람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에서 "주요 지역의 실제 거래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며 정확한 데이터 공유를 강조하고, X(옛 트위터)에는 "국민과 나라를 위해 부동산 불패 신화는 이제 깨질 때가 됐다"고 적었다. 그리고 한 줄을 덧붙였다.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경우 공적임대주택 용도로 정부가 대량 매입하는 것을 포함한 대비책은 이미 강구 중이라고.

집값 하락 자체를 두고 이견을 내세울 사람은 적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급격히 늘고 거래는 줄었다. 문제는 대응이다. 대통령은 같은 날 "정권의 운명보다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출이 더 중요하다"면서도, 하락이 심해지면 정부가 시장에 다시 돈을 던져 바닥을 깔아주겠다는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데이터 공개를 강조하는 정부가 하방 장세에는 매수자로 나서겠다는 것, 이 두 문장이 충돌 없이 공존할 수 있는지가 이 기사의 질문이다.

세법도 같은 방향을 걷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3일 부동산 세제개편안 공청회를 열었다.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은 "비거주 주택 보유자에게 세 부담을 집중시키는 방안은 공정과세 개혁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며 "징벌적 과세라는 큰 기준의 변화에 대한 연구 용역 결과 발표나 정책 공청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번 개편안을 "국민을 향한 국가의 세금 폭력 실험"이라 규정하며 초과 세수가 올해 60조원, 내년 100조원 전망인데 종부세로 2~3조원을 더 걷을 근거가 의문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보유세를 올리면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월세가 치솟는다"고 덧붙였다.

찬성 측도 뚜렷하다.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주택 수가 아니라 주택 가액과 실제 거주 여부를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정비"라며 담세력 반영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보유세 부담이 임대료에 전가될 가능성과 전월세 시장 영향을 인정했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도 정부안의 방향성에는 동의하되 단계적 시행과 모니터링을 제언했다. 논쟁의 결론이 아직이고, 개편안이 국회에서 어떻게 다뤄질지는 갈 길이 멀다.

예산 심사도 오늘(4일) 본격화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틀간 종합정책질의에 들어가고, 820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시작된다. 여당은 인프라·지방·민생·안전 4대 분야 증액을, 야당은 선심성 예산 약 27조원 감액과 청년·안전 분야 11조6000억원 증액을 내놨다.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을 두고도 여당은 미래 성장산업 활용을, 야당은 여유자금 104조4000억원 전액 삭감해 국가채무 상환에 쓰자고 맞선다. 법정 시한은 12월 2일이다.

청년의 시각에서 정리하면 이렇다. 집값 하락은 청년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는 드문 기회이자 투기 공화국의 정상화 과정이다. 그러나 정부가 하락장을 "관리"한다며 매수자로 나서면, 떨어진 가격을 국가 세금이 받쳐주는 새로운 재정 부담이 생기고 가격의 바닥은 시장이 아니라 정부의 지갑이 결정하게 된다. 징벌적 보유세는 임대료 전가를 통해 결국 청년의 전월세 고지서로 돌아온다는 지적도 이미 공청회에서 나왔다. "시장을 믿고 정확한 정보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는 대통령의 말과, 집이 떨어지면 정부가 산다는 대비책은 양립하기 어렵다. 정부가 묻는다기보다 묻히는 질문은 이것이다. 대량 매입의 재원은 누구의 세금이고, 그 집은 누구의 것이 되는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는 오늘부터 821조원 예산안 종합정책질의에 들어간다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Cjb8293, CC BY-SA 4.0 제공)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는 오늘부터 821조원 예산안 종합정책질의에 들어간다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Cjb8293, CC BY-SA 4.0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