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국방위 출석해 교체 심경 토로…"벌써 1년 2개월, 하루하루가 고통"
- 방첩사 해체·사관학교 통합 등 무리한 개혁 드라이브에 정치적 자산 탕진
- 의원 시절 20년 '국방통' 명성, 방위병 복무이탈 의혹 휩싸이며 치명상
- 후임 강신철 주사우디 대사 지명…안 장관은 국회 복귀 후 병역 의혹 소명 예고

64년 만의 문민 출신 국방부 수장 타이틀을 달았던 안규백 장관이 1년 2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3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그는 교체 소감을 묻는 연합뉴스 취재진에게 "소감이 어디 있겠나. 푹 쉬고 싶다"며 씁쓸한 퇴장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강신철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신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국방부 지휘부 교체 작업에 돌입했다.

이재명 정부 첫 국방부 장관으로 부임한 이래 안 장관은 굵직한 국방개혁 과제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군 구조 개편, 사관학교 통합, 방첩사 해체 등 군 조직 근간을 흔드는 정책이 연이어 쏟아졌다. 문민 통제 강화 명분을 내세웠지만 야권과 군 내부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심각한 안보 공백 논란을 불렀다.

안 장관은 이날 "국민주권 정부 첫 문민장관이자 국방부 장관으로서 공도 있고 과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혼란스러운 시기에 하루하루가 고통의 시간이었고, 내란 종식 과정에서 눈에 밟히는 장군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첫 출근부터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벌써 1년 2개월이 됐다"고 덧붙였다. "국방정책에서 많은 진척이 있었다"며 "저보다 훌륭한 장관 후보자가 오시기에 그분에게 바통을 넘기고 여러분과 함께 의정활동을 하겠다"고도 했다.

개인을 향한 치명적인 도덕성 논란도 뼈아팠다. 방위병 복무 시절 불거진 복무이탈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상임위도, 접경지역 지역구도 아닌 서울 사대문 안 지역구 의원으로서 20년 가까이 쌓아 올린 '국방통' 명성은 장관 검증 과정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안 장관은 억울함을 굽히지 않았다. "원래 신체검사를 받고 3년 지나면 면제인데, 저는 최소한 입대는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주소까지 바꿔 신병교육을 받았다"며 "제 발로 들어간 것인데 제가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도 관련 의혹을 묻는 말에 "(입장에) 변화가 없다. 자체가 사실이 아니니까"라고 강하게 선을 그었다.

국방 전문가로서의 오랜 준비가 무색하게 가장 큰 정치적 내상을 입은 채 짐을 싼다. 정치권은 집값 폭등 사태 당시 숱한 논란 중심에 서며 3선 의원의 정치적 자산을 모두 잃었던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전철을 밟았다고 평가한다. 안 장관은 국회로 돌아가 자신의 병적기록 논란을 직접 푼다. 그는 "제가 물러나면 여러 가지 절차를 밟고 여러 의원에게 소상히 설명해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국방부는 조만간 귀국하는 강신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구성에 착수하며 새 수장 맞이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