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주년 광복절 경축사서 남·북·미·중 참여하는 다자 종전 논의 공식 제안
- 당장의 '비핵화' 명시 피하고 '핵 능력 고도화 중단'으로 대화 문턱 낮춰
- 통일부, 9월 유엔총회·11월 APEC 계기로 4자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동력 확보 주력
- 北 '적대적 두 국가' 선언 및 9·19 합의 파기 상태 속 실질적 호응 여부는 미지수
이재명 대통령이 6·25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위해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다자간 종전 논의 카드를 전격 제안했다. 기존 대북 압박의 핵심이었던 '완전한 비핵화' 대신 '북핵 능력 고도화 중단'이라는 단계적 접근법을 채택하며 대화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15일 이 대통령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며 종전을 위한 다자 대화를 공식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체제 존중, 흡수통일 배제, 적대 행위 중단이라는 대북 3원칙을 재확인하며 '포용적·안정적·책임 있는 평화공존'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북핵에 대한 접근 방식의 변화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비핵화'를 직접 거론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다자 논의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헌법에 핵무력 강화를 명시한 상황에서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로 삼기보다는, '핵 중단'을 우선 목표로 삼아 남북 및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회담의 여지를 넓히려는 현실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정부 부처도 4자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통일부는 내달 열리는 유엔 총회와 11월 중국 선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외교적 지렛대로 삼아 4자 대화 및 북미정상회담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남북 연락 채널 복원 및 '주적' 표현 대체 공론화 등 긴장 완화 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4자회담 구상이 실제 협상 테이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이 이미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실체'로 규정하고 9·19 군사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에서, 정부의 유화적 평화체제 전환 제안에 북한이 즉각 호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