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68만 명이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게으른 게 아니다. 국가가 직접 집계한 숫자에 따르면, 이들은 '일하고 싶은데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쉬고 있었다. 일자리 공약이 여의도를 채운 지 오래인데, 정작 일하고 싶은 청년의 몸풀기 자리는 마련되지 못한 것이다.
국가데이터처가 4일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활동인구 조사 비경제활동인구 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뚜렷한 사유 없이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55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대는 37만7천명, 30대는 30만3천명으로, 경제활동을 준비해야 할 20·30대가 68만명이나 쉬고 있는 셈이다. 쉬는 이유를 묻자 15~29세의 35.2%, 30대의 32.3%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고 답했고, 이 비중은 각각 1.1%포인트, 5.0%포인트 더 확대됐다. 1년 이내 취업·창업 의사가 있는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19.9%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이 청년을 거절하고 있거나, 청년이 시장을 거절하고 있거나. 어느 쪽이든 이것은 자발적 휴식이 아니라, 결국 시장과 청년이 서로를 놓친 거대한 불일치의 측량 결과다.
청년이 군침 없는 일자리를 꺼리는 것은 나태가 아니라 합리적 계산이다. 쉬었음 청년의 3분의 1 이상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쉰다는 사실은, 일자리의 양이 아니라 질이 문제라는 뜻이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는 처방은 821조원 예산 속 162조원 미래대응기금 같은 세금 투입과 공공일자리 확대뿐이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어' 주면 그 일자리의 값은 결국 국민 세금이고, 정작 기업이 신규 채용을 꺼리게 만드는 노동시장 규제와 고용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이 통계가 보여주는 결론은 명확하다. 규제를 걷어내 기업이 사람을 뽑고 싶어지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세금으로 쉬었음 인구를 매월 수급표로 관리하는 것보다 청년 사다리를 살리는 길이다.
묻는다. 68만 명의 방에서 나올 수 있게 만드는 일자리는 누가 만드는 것인가. 대통령과 여야가 연일 '청년 일자리'를 외치지만, 그 돈의 방향은 여전히 세금이 낳는 일자리에 몰려 있다. 기업이 채용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는 시장, 청년이 그곳에서 자기 값어치를 증명할 수 있는 노동시장. 정부는 이번 통계를 데이터가 아니라 거울로 삼아야 한다. 국민을 위한 일자리는 국민의 세금이 아니라 국민의 시장에서 나온다는 원칙을, 이번에는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