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예식장을 계약하기 전 타인의 실제 결혼식에 하객으로 위장 참석해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이른바 '결혼식장 암행투어'가 확산하고 있다. 불투명한 웨딩 업계의 관행에 맞선 소비자의 자구책이라는 시각과,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의 민폐라는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5일 소셜미디어(SNS) 상에는 '#암행투어', '#예식장답사'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모르는 사람의 예식장에 방문해 식장 로비, 예식홀, 연회장 동선 등을 둘러본 경험담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블로그나 업체의 홍보용 사진이 실제와 달랐다는 불만이 주를 이루며, 하객룩 착용, 연회장 식사 자제 등 자체적인 매너 수칙까지 공유되는 실정이다. 반면 신랑·신부 측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외부에서 들어와 식권까지 무단으로 사용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며 청첩장에 QR코드를 도입해 출입을 통제하는 예식장도 등장했다.
이러한 암행투어 현상의 구조적 배경에는 웨딩 서비스 시장의 심각한 '정보 비대칭'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실시한 시장평가에 따르면, 결혼서비스 시장의 소비자지향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50.4점으로 조사 대상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의 2024년 실태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이 가격 비교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로 "가격 정보 미제공(49.4%)"이 꼽혔다.
실제로 상담 당일 계약을 압박하거나, 대관료 외에 꽃 장식, 음향 기기, DVD 촬영 등 각종 부가 옵션이 불투명하게 청구되는 '추가금 파티' 관행이 소비자 불신을 키우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5년 결혼준비대행업 표준계약서를 제정하고 올해 5월부터 가격표시제를 도입했으나, 한국소비자원 포털에 가격을 공개한 업체는 전국 1,500여 곳 중 단 64곳(약 4%)에 그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생에 한 번뿐인 중요한 행사인 만큼 소비자들의 행동을 단순히 비매너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며 "예식장 측이 주도하여 사전에 신랑·신부의 참관 동의를 구하고, 방문객이 식비를 별도로 부담하도록 하는 등 정식으로 실제 예식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참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