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아동의 영양 개선을 위해 지급되는 '결식아동 급식카드'가 부모의 쌈짓돈으로 전락하거나 부적절한 업종에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등 관리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과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실태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다수의 부정 사용 및 결제 시스템 누락 사례가 적발됐다.
대표적으로 부모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자녀의 급식카드로 매일 한도액을 허위 결제해 지원금을 빼돌린 사례가 55명, 약 1억 7,000만 원에 달했다. 또한 일반 마트에서 구매가 금지된 세제, 휴지 등 생활용품과 함께 술·담배를 결제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실제로 182개 지방정부의 지난해 1-8월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카페(약 11억 원)를 비롯해 미용실, 주점, PC방 등 식사와 무관한 생활·오락 시설에서 결제된 금액만 12억 5,000만 원에 육박했다.
지방정부의 부실한 복지망 연계도 도마에 올랐다. 일부 지자체가 아동을 국가 복지정보 통합시스템인 '행복이음'에 연동하지 않고 별도 시스템으로만 관리한 탓에, 아동이 학대로 보호시설에 입소(14명, 550만 원)하거나 사망(1명, 61만 원)한 이후에도 부모가 급식카드를 계속 사용한 충격적인 사례도 확인됐다.
반면, 이 같은 부정 사용 이면에는 정작 카드를 써야 할 아동들이 사용을 기피해 예산이 허공에 증발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발생했다. 2024년 기준 지원 대상 아동이 사용하지 못해 소멸한 급식비는 연간 171억 원(전체 충전액의 7.8%)에 달했다. 카드 사용에 따른 '낙인감'과 사용처 안내 부족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정부는 편의점에만 적용되던 주류 및 담배 결제 차단 시스템을 일반 마트로 확대하고, 주점 등 부적합 업종의 가맹점 등록을 원천 차단하는 제도 개선안을 지자체에 권고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설 입소나 사망 등 자격 변동 시 즉각 알림이 가도록 연내에 '행복이음'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