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장윤기(23)의 핵심 범행 증거를 현직 경찰관인 그의 아버지가 훼손하고 폐기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그러나 현행법의 한계로 인해 부친에 대한 형사 처벌은 불발됐다.

1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에 대한 보완수사 과정에서 그의 부친이 주거지에 있던 다수의 성인용품(리얼돌)과 휴대전화를 은닉·폐기한 정황이 확인됐다.

특히 부친은 장윤기가 구속된 다음 날인 지난달 8일, 원룸에 있던 리얼돌을 여러 조각으로 절단해 복수의 장소에 나누어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리얼돌에는 장윤기가 범행 전 흉기로 목 부위 등을 훼손한 흔적이 다수 남아 있어, 이번 살인 사건의 동기가 '성범죄'임을 입증할 핵심 증거였다. 또한, 장윤기가 사용하던 다수의 공기계 휴대전화 역시 부친에 의해 폐기됐다.

검찰은 부친의 명백한 증거 인멸 행위를 확인했으나, 형법 제155조 4항에 명시된 '친족간 특례' 규정에 가로막혀 부친을 형사 입건하지 못했다. 해당 조항은 타인의 형사 사건 증거를 인멸할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친족이 가족을 위해 본 죄를 범한 경우에는 처벌을 면제하고 있다.

장윤기는 지난달 5일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귀가하던 17세 여고생을 성적 목적으로 뒤쫓아가 살해하고, 이를 제지하려던 17세 남고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외에도 직장 동료 감금 및 성폭행, 지역아동센터 아동 불법 촬영 등의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장윤기는 현재 법정에서 살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범죄 고의성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검찰은 복원된 디지털 증거와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성범죄 목적의 살인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13일 진행된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