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예산인데, 측정하는 건 일자리가 아니라 만족도다. 행정안전부가 내년 예산에 156억 원을 올린 '사회연대경제 청년 일경험 시범사업'은 미취업 청년 2천 명에게 월 234만 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그 일자리가 어디서 오는가, 그리고 그 돈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다.

4일 행안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은 협동조합 등 전국 897개 사회연대경제 조직(경기 147곳, 서울 87곳, 충남·경남 각 75곳 등)에서 미취업 청년(19~34세) 2천 명이 일하고, 조직에는 청년 1인당 월 인건비 234만 원과 4대보험 기업부담금, 멘토·운영비 35만 원이 지원된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195억 원(2,500명) 규모가 156억 원(2,000명)으로 깎여 시작됐고, 내년에 같은 금액이 본예산에 올랐다. 행안부가 제출한 사업설명자료상 2030년까지 5년간 총 898억 원을 투입하는 계획이 깔려 있다.

검증은 뒷전이었다. 국가재정법은 500억 원 이상이 드는 신규 재정사업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의무화한다. 그러나 이 사업은 올해 추경으로 먼저 시작됐다는 이유로 '계속사업' 분류를 내세워 예타를 면제받았다. 5년 898억 원 투입 계획이 이미 문서로 존재하는데도.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추경 심사에서 고용노동부 '사회적가치형 일경험' 사업과 대상·방식이 겹친다며 사업 재설계를 요구했지만, 행안부는 내년에 똑같은 구조로 다시 올렸다.

성과 관리도 무너져 있다. 이 사업의 유일한 성과지표는 '참여기업·청년 만족도'(목표 70점) 하나다. 일자리 사업인데 채용 연계율이나 참여 청년의 6개월 뒤 고용지속률 같은 지표는 없다. 올해 7월 말까지 집행액은 110억 원(70.5%)에 그쳤다. 국민의힘 예결위가 배치 인원, 담당 직무, 지원 종료 후 청년 채용계획을 요구했지만 행안부는 제출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이를 '선거를 앞둔 우리끼리 예산'으로 규정하며 전액 삭감하겠다는 방침이다. 행안부는 '시범사업 과정에서 청년층 수요가 높았다'고 반박한다.

이번 예산 전체가 같은 구조를 훑고 있다. 국회 예결특위는 4~5일 이틀간 821조 원 예산안 종합정책질의를 열었고, 국민의힘은 청년미래적금 1조7천억 원, 청년문화예술패스 7,925억 원 등 현금성 지원 예산을 삭감 대상으로 지목했다. 민주당은 법정 시한(12월 2일) 내 처리를 위해 일자리·민생 증액을 내세운다. 양측의 공방은 다르지만 질문은 하나로 수렴한다. 청년 돈받기 예산이 늘어나는 속도가 청년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빠르다면, 그 예산은 청년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정치의 선전포고다.

일경험 자체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돈의 방향이다. 월 234만 원을 청년의 구직 공백 자리에 지급하는 동안, 청년의 고용 사다리를 흔드는 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다. 정부가 답해야 할 질문은 '만족도 70점을 넘겼는가'가 아니다. 2천 명 중 몇 명이 이 프로그램 뒤에 정식 직원이 됐는가, 예타 없이 굴러가는 898억 원에 대한 책임이 행안부에 남는가, 그리고 다음 선거 때 이 조직들이 어디에 서는가. 그 답이 나오기 전까지 '청년 일자리'라는 이름표는 청년 것이 아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는 자료 사진이다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Joongwon Lee, CC BY-SA 4.0 제공)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는 자료 사진이다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Joongwon Lee, CC BY-SA 4.0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