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5일 본회의에 국조 요구서 보고…다음 주 조사계획서 채택 시동

조사 대상 5건…계엄 당시 '법관회의 소집' 경위와 이재명 사건 파기환송 정조준

국민의힘 "탄핵의 간 보겠다는 속셈…사법부 겁박" 필리버스터 포함 전면전 예고

헌정 사상 첫 현직 대법원장 국조…사법부 독립 논쟁 격화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절차를 본격 착수하면서 현직 대법원장을 국조 대상에 올리는 헌정 사상 첫 사례가 현실화되고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5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하고,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2주 이내에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2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내건 조사 대상은 다섯 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파기환송 과정,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의 대응과 계엄 당일 조 대법원장이 심야에 출근해 법관회의를 소집·논의한 경위, 대법관 재제청 거부 논란, 업무추진비 집행과 현금 격려금 지급 의혹, 김건희 여사 재판 지연 의혹이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권력은 견제받지 않으면 타락할 수 있고 그 교훈은 사법부에도 적용돼야 한다"며 "사법부를 성역으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복안은 계엄 당일 행보에 집중해 사법부 수장 자격을 논하고 우선 탄핵 여론부터 형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의 반박은 날카롭다.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은 "탄핵소추 하자니 역풍이 두렵고 물러서자니 강성 지지층 눈치가 보여 국정조사 무대를 세웠다"며 "이재명 대통령 방탄을 위한 사법부 겁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법원장 출석 여부조차 알 수 없는 국조 강행은 불출석을 이끌어 내 탄핵 사유로 덧붙이려는 각본이라며, 탄핵이 가결되면 내년 2월 법관 정기인사를 대법원장 없이 치르게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행법상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요구로 발동되기 때문에 야당이 저지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 정치권 분석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외투쟁도 거론되지만 연말 예산 정국과 맞물려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통령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결이 나온 지 반년도 지나 여당 다수가 사법부 수장의 간명을 국회에서 묻는 구도는 누가 봐도 순서가 거꾸로다. 재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소송 절차나 법관 인사 평가라는 제도적 통로가 있지, 국정조사라는 정치 무대에서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다. 국정조사가 끝나고도 검증된 의혹이 한 건도 남지 못한다면, 이번 절차가 지킨 것은 국민의 알권리가 아니라 여당의 출구 전략이었음이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