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 페이스북서 의원직 사퇴 거부 공식화원외정당 전락 우려 명분 내세워

- 위성정당 합류 후유증사퇴 더불어민주당이 의석 승계하는 기형적 구조

- 2015 강은희 사퇴 비례대표 입각 의원직 내려놓던 오랜 관례 정면 파기

- 안철수·한동훈·이준석 일제히 십자포화여권 내부서도 2030 민심 이반 경고

국무위원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끝내 움켜쥐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31일 국회의원직 사퇴 거부 입장을 공식 선언했다. 장관 입각 시 의정 공백을 막고자 비례대표 배지를 다음 순번에게 넘기던 정치권의 굳건한 불문율을 깼다. '귀족 행세', '무임승차' 등 여야를 막론한 거친 비난이 쏟아지며 인사청문회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꼼수 위성정당이 낳은 기형적 선거 구조가 이번 사태의 핵심 뇌관이다. 용 후보자는 2024년 총선 당시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그가 사퇴하면 다음 순번인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더불어민주당)이 의석을 꿰찬다. 소속 국회의원을 잃은 기본소득당은 즉각 원외정당으로 밀려난다.

용 후보자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 소속 유일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고 적었다. 이어 "제 개인의 문제이고 기본소득당 의원이 저 혼자가 아니었다면 의원직 사퇴 여부를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당에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방어막을 쳤다.

국회법 제29조는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허용한다. 하지만 비례대표는 의원직을 사퇴하는 암묵적 룰이 존재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 역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 배지를 유지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야권은 일제히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용 후보자는 민주당 개평으로 연속해서 두 차례나 비례 배지를 단 꿀수저"라며 "'혐오 장사꾼' 용혜인의 장관 기용, 이재명 대통령의 정권 자폭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나아가 "하물며 장관이 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며 귀족 행세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역시 "무슨 회장 딸인가?"라며 "비례 의원 사퇴하는 역사니, 확립된 관행이니 하는 게 자기한테만은 상관없다는 거다"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 대통령이 복어 독을 들이키는데, 나라는 다시 한번 그 진통에 휘말릴 것"이라며 "꼴페미(강성 페미니스트) 겨우 정리했더니 그걸 왜 또 건드리는가. 차라리 종북을 하라"고 날을 세웠다.

여권 내부 기류도 심상치 않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무임승차자 이미지에다가 또 젠더 갈등에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2030 남성들, 여기서는 굉장한 이반이 일어날 수 있어서 득실이라는 걸 봤을 때 민주당 안팎에서 이게 과연 우리한테 도움이 되는 거야? 이런 얘기가 안 나올 수가 없다"고 경고했다. 당의 밥그릇을 지키려다 정권 전체에 거대한 정치적 부담을 안긴 비례대표 장관의 행보가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