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 참석… "무제한 전세대출이 집값 밀어 올려"
"집값 100% 대출·보증이 전세사기 양산… 기존 대출도 엄격 제한 필요"
무주택 서민·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대상으로는 '핀셋형 지원' 유지

이재명 대통령이 아파트값 급등과 전세사기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과도한 전세 대출'을 지목하며, 대출 한도 및 공적 보증 비율 축소 등 전면적인 대출 구조 조정 방침을 시사했다. 단,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 대한 보호 장치는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전세 대출이 집값 폭등 또는 높은 집값 유지의 주원인이기 때문에 확장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며 "추가 대출뿐 아니라 이미 있는 대출도 조금 엄격하게 제한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은 과거 서민 주거 안정을 명분으로 무분별하게 확대된 전세대출과 공적 보증 제도가 오히려 전셋값과 매매가를 동반 상승시켰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전세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서민에게 지원한다며 전세대출을 거의 무제한으로 해줬고, 전세가 너무 쉬워지면 결국 집값은 더 오른다"고 진단했다.

특히 무자본 갭투자와 전세사기의 발생 메커니즘을 꼬집으며 공적 보증 제도의 손질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집값의 6070%가 전세 가격일 때, 전세 보증금의 7080% 정도만 보증하거나 대출해 줬어야 했는데 집값만큼을 다 해 준 것"이라며 "돈이 하나도 없이 수백 채를 전세로 돌리다 한 곳에만 문제가 생겨도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이 전세사기다. 이제 전세대출 구조를 조정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세대출 규제 강화가 서민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찰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전세대출을 일률적으로 축소하는 방식은 안 된다"며 "꼭 필요한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전세대출자, 서민 주거에 대해서는 구체적 타당성에 맞게 핀셋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가 전세대출 규제 강화 카드를 공식화함에 따라, 향후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의 구체적인 보증 비율 축소안 및 실수요자 선별 기준 마련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