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권자의 표가 한국 청년의 주식 계좌를 -7%로 만들었다. 지구 반대편 중간선거 결과 하나에 코스피가 4%대 급락하고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된 시장, 그것이 2026년 11월 5일 한국 증시의 민낯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82% 내린 5580.09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장중 5.23% 급락한 5386.29까지 밀렸다. 오전 10시16분에는 코스피200 선물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코스피시장 56번째, 매도 방향으로는 29번째다.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는 5458.83(-3.96%)이었고, 외국인은 1조3441억원을 순매도하며 5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개인은 1조1707억원을 순매수하며 그 물량을 받아냈다.
방아쇠는 미국 중간선거였다. 민주당이 상·하원 과반을 차지한 ‘블루웨이브’로 데이터센터 인허가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텍사스 주지사로 당선된 민주당 지나 히노호사는 모든 신규 데이터센터 승인을 즉시 유예하겠다고 공약했고, 데이터센터워치 분석에 따르면 36개 주 주지사 후보 74명 가운데 43%가 일시 유예나 금지를 지지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13% 내리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다우존스는 3.03%, 나스닥은 1.44% 올랐다는 점이 이 시장의 성격을 말해준다. 삼성전자는 6.19% 하락한 20만4500원, SK하이닉스는 7.74% 내린 128만8000원에 거래되며 시가총액 1000조원 선이 무너졌다. 코스닥도 4%대 하락으로 700선을 내줬다.
문제는 이 충격이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지난 6월19일 사상 최고점(9385.59)에서 41.97% 떨어진 자리에 있다. 고점 대비 20% 하락을 하락장으로 보는 통상 기준을 두 배 넘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가총액 상위 두 종목이 지수 방향을 사실상 결정하는 시장에서, 외국인이 닷새 연속 던진 물량은 결국 개인 계좌로 흘러들어간다. 자산 형성의 첫 단추를 증시에서 찾으라는 청년들에게 이 변동성은 ‘기회’가 아니라 ‘청구서’다.
규제는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도, 가능성만으로 자본을 쫓아낸다. 그 비용을 왜 한국의 개인투자자가 먼저 치르는지 물어야 한다. 정부가 설계하는 청년 자산형성 상품으로는 이 구조를 고칠 수 없다. 반도체 두 종목에 의존하는 지수 구성, 예측 불가능한 정책 신호, 낮은 주주환원 — 이 세 가지를 건드리지 않는 한 청년의 계좌는 계속 지구 반대편 선거 결과에 흔들릴 것이다. 정부는 시장에 무엇을 보장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보장을 언제까지 미룰 것인지 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