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반도체 쇼크·실적 실망감 겹치며 양대 지수 5~6%대 폭락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60조 원 냈지만… 시장 기대치 5% 하회에 주가 -9%대
개인 홀로 1조 8,400억 원 순매도 엑소더스… 기관·외인 지수 방어 역부족

국내 증시가 미국발 반도체 악재와 주요 기업의 실적 실망감이 맞물리며 급락장을 연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에 나란히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는 등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29일 오전 11시 26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8.77포인트(5.62%) 폭락한 5,684.89를 기록 중이다. 장 초반 6,200선을 돌파하며 상승 출발했던 지수는 개인들의 대규모 투매가 쏟아지며 5,700선마저 붕괴했다. 앞서 오전 10시 55분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5.15% 급락하며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64포인트(6.04%) 주저앉은 663.21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 역시 오전 10시 56분 코스닥150 선물지수가 6.21%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번 폭락장은 철저히 개인 투자자가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조 8,401억 원을 순매도하며 시장을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기관(1조 4,362억 원)과 외국인(463억 원)이 물량을 받아내고 있으나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인 형국이다.

시장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는 반도체 대장주들의 부진이 꼽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 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9.35% 폭락한 140만 5,000원까지 밀렸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57% 급증했으나, 증권가 컨센서스(63조 5,000억 원)를 5%가량 하회하면서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한 탓이다.

여기에 전날 미국 증시에서 불거진 중국발 악재와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로 글로벌 반도체주가 일제히 폭락한 것도 국내 투자자들의 엑소더스를 부추겼다. 삼성전자(-4.55%), 삼성스퀘어(-9.73%), 삼성전기(-8.26%), SK(-9.61%) 등 반도체 및 관련 그룹주 전반이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