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장중 1,560원선에 육박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당국이 올해 1분기에만 20조 원에 달하는 재원을 투입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원화 약세 흐름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원 하락한 1,552.3원에 거래를 시작해 1,550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전날 환율은 장중 한때 1,559원까지 치솟으며 주간거래 종가 1,554.9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환율 급등을 단기적 충격이 아닌 복합적인 구조적 요인의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긴축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가 꺾이지 않고 있으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과 미국 자산 선호 현상이 맞물려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아울러 40년 만의 최저 수준(달러당 162엔 안팎)까지 떨어진 엔화 약세에 원화가 동조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을 더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올해 1분기 시장 안정을 위해 136억 2,800만 달러(약 20조 원)를 순매도했다. 이는 역대 네 번째로 큰 개입 규모이자 6분기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당국의 대규모 개입에도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보유액 고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현재 외환보유액이 대외 충격을 흡수하기에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1분기 기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3.3%로 외환위기(286.1%)나 금융위기(72.4%) 당시보다 현저히 낮다. 순대외채권 역시 3,655억 달러로 GDP의 19.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서면 질의에 대해서도 "현재 외환보유액은 대외 완충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하반기 환율 전망은 엇갈린다. 달러 강세와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경우 1,560원을 넘어 1,580-1,600원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비관론과,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 1,450-1,470원 선으로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