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중학교, 사회 교과 추천 도서에 여당 인사 저서 2권 포함
학교 "일베 용어 계도 및 교육적 서사 목적"… 학부모 "공교육 정치 중립 훼손"
민원 폭발에 가정통신문 발송 "학부모 우려 엄중히 수용, 도서 전면 재선정"

서울의 한 중학교가 여름방학 교과 추천 도서 목록에 이재명 대통령의 자전적 에세이와 집권 여당(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의 저서를 나란히 올렸다가 '정치 편향' 논란이 일자 결국 철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소재의 한 중학교는 지난 21일 방학식을 맞아 학생들에게 14개 교과 교사들이 선정한 60여 권의 '여름방학 교과 추천 도서 목록'을 배포했다. 문제가 된 것은 사회 교과 추천 도서에 포함된 '1020 극우가 온다'와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 두 권이다.

'1020 극우가 온다'는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인 정민철 씨가 청년층의 우경화 현상을 분석한 책이며,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는 이재명 현 대통령이 소년공 시절부터 사법연수원 시기까지 10년간 쓴 일기를 엮은 자전적 에세이다.

학교 측은 해당 도서 선정에 명확한 교육적 목적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1020 극우가 온다'에 대해 "최근 학생들이 '일베 용어' 등을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는 현상을 계도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에세이에 대해서는 "가난한 소년공이 도지사와 대통령에 이르는 극복의 과정을 학생들이 접해보면 좋겠다는 취지"라며, 저자의 정치적 이력보다 내용의 교육적 효과를 우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교육 현장에서 현직 대통령과 집권 여당 인사의 책을 학생들에게 권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도서 목록이 공개된 직후 학부모들은 "학교가 왜 특정 정당 정치인의 책을 추천하느냐", "현직 대통령의 책을 읽으라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빗발치는 민원에 직면한 학교 측은 결국 한발 물러섰다.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일부 도서의 적절성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의견과 우려를 전달받았고,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추천 도서 목록 전체를 재점검하고 다시 선정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