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10월 31일 경북 청송·영양 시범지역 방문…상인 만나 "재정에 더 관심" 약속

윤경희 청송군수 "기본소득 시행 2~3개월 만에 인구 1500명 증가, 앞으로 3000명 전망" 주장

정부 2027년 예산안, 농어촌 기본소득 2341억→1조1658억원 282.6% 증액…대상지 17개군→35개군 확대

영양군은 6월 말 인구 다시 1만6000명 붕괴…전입과 정착 검증 없이 예산 먼저 폭증

"월 20만원을 주면 사람이 산다"는 발상이 1조원짜리 국가 예산으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31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인 경북 청송군과 영양군을 사전 비공개 일정으로 찾아 정책의 효과를 직접 점검한 것이다. 대통령이 시범사업 현장에서 기본소득 확대와 재정 부담 완화를 논의하며 "기본소득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재정 부분에 더 관심을 가지겠다"고 약속하면서, 이 정책은 이제 시범이 아니라 국정의 방향으로 고착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청송군 진보면 진보전통시장 인근 음식점과 정육점, 마트, 약국을 둘러보며 상인들의 반응을 들었다. 이 대통령이 면 지역에서 창업한 청년 상인에게 고생을 물으니 상인은 "가게를 하나 차리는 게 목표였는데 기본소득 때문에 장사할 만하다"고 답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기본소득을 시행한 지 2~3개월 만에 인구가 1500명 늘었다"며 "앞으로 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과 소고기국밥 오찬을 하며 지방재정 부담 완화 방안도 들었다.

그러나 숫자를 들여다보면 현장 체감과 재정의 미래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어촌 기본소득은 주민 1인당 월 1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되 청송·영양 등 일부 군은 군비를 더해 월 20만원을 준다. 올해 8월 추가 선정된 7개군의 첫 지급액만 567억원이었고, 기획예산처의 2027년 예산안은 시범사업 예산을 올해 2341억원(추경 포함 3047억원)에서 1조1658억원으로 282.6%나 늘려 대상지를 17개군에서 35개군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비 보조율도 40%에서 50%로 올린다.

문제는 그 예산을 지탱할 실증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언론 분석에 따르면 영양군은 시범지역 확정 이후 올해 5월까지 820명이 늘었지만 6월 말에는 1만5972명으로 다시 1만6000명 선이 무너졌다. 청송의 1500명 전입도 실거주 확인이 선행돼야 하고, 지역화폐 소비 증가가 신규 소비인지 기존 소비의 이동인지 검증되지 않았다. 매달 지역화폐를 뿌려 인구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데 1조원을 쓰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순환을 위한 지출이다. 소멸위기 지역의 진짜 답은 무조건적 현금이 아니라 일자리·주거·규제 개혁을 통한 정착이며, 그 검증도 전에 예산을 네 배로 뛰우는 것은 청년 세대가 갚을 부담을 또 하나 쌓는 일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성과 분석을 먼저 확정하고, 지속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는 지출이 더는 확대되지 않도록 2027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회가 철저히 견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