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작년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의로 은폐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최근 선관위 '공직선거절차사무 개선TF' 관계자들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지 못해 21대 대선 당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핵심 진술을 확보했다.

해당 TF는 대선 과정의 사고 사례를 분석해 지방선거를 대비할 목적으로 선관위가 자체 출범시킨 조직이다. 심지어 이 TF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하한선을 선거인 수의 50%로 축소하자는 의견을 냈던 곳이다. 실제 21대 대선 당시 전국 58개 투표소에서는 용지 부족 우려로 무번호 용지가 배부되는 등 심각한 혼선이 있었으나, 선관위 지휘부는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할 내부 TF에조차 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합수본은 이 같은 진술이 선관위의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닌 의도적이고 구조적인 은폐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합수본은 다음 주부터 송파구 등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던 자치구 선관위 사무국장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합수본은 대검찰청으로부터 회계 및 계좌 분석 전문 수사관 7명을 파견받아 인사·예산 전담팀에 배치했다. 이를 통해 선관위 직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등 부실한 예산 운용 및 조직적 비위 의혹 전반으로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