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8년부터 전국 형사재판에 인공지능(AI)이 판결문의 양형 이유를 초안 형태로 작성하고 적정 형량을 검토하는 전용 시스템이 구축된다. 판사들의 고질적인 문서 작업 과부하를 해소하고 본연의 사건 심리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사법부의 기술적 쇄신 조치다.

6일 조선비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총 10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르면 올해 9월부터 사업자 선정을 거쳐 'AI 기반 양형 지원 플랫폼' 구축에 착수한다. 2028년 전면 도입이 목표이며, 이를 위해 법원 전용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자체 개발된다.

해당 AI 플랫폼의 핵심은 판결문 작성 보조와 판례 검색의 고도화다. 판사가 사건에 적용될 핵심 양형 인자를 입력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판결문에 담길 양형 이유 초안을 자동 생성한다. 또한 "음주 후 도주 사건"과 같이 대화형 질의를 입력할 경우, 과거 유사 판례를 즉시 검색해 선고에 영향을 미친 유리·불리 정황을 요약하고 형량 분포도를 시각적 그래프로 제공하는 기능도 탑재된다. 대법원은 법원 내부 데이터베이스만을 학습시켜 AI의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을 차단하고,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통해 답변의 법적 출처를 투명하게 제시할 방침이다.

대법원의 이 같은 첨단 시스템 도입 배경에는 한계치에 다다른 형사재판 적체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사법 통계에 따르면 1심 형사 합의부 사건 수는 2020년 1만 5,050건에서 2025년 2만 5,922건으로 5년 만에 72% 폭증했으며, 평균 처리 기간 역시 176.5일에서 206.5일로 장기화됐다. 여기에 양형기준 적용 대상 범죄군이 기존 7개에서 48개로 대폭 확대되면서 일선 재판부의 물리적인 데이터 입력 및 문서 검토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대법원 측은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판사들의 소모적인 행정·문서 작업이 대폭 줄어들어, 실제 재판 과정에서 당사자 설득과 심리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