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및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국책 사업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명분으로 신규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하고 나섰다. 이에 기후·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정국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6일 관정 및 재계에 따르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에 국가의 역할은 전력망을 구축하고 산업부지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국가 전체 생산체계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앞서 지난 2일에도 신규 원전 건축과 댐 증축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 역시 지난 4일 "재생에너지로 커버가 안 되는 것들은 원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원전 도입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주무 부처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3일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할지 빨리 검토해야 한다"며 "전남 영광 한빛 원전에 2기, 울산 울주 새울 원전에 2기 등 총 4기를 더 지을 땅이 있다"고 구체적인 부지까지 언급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또한 지난달 29일 원전 추가 도입 가능성에 대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밝혀, 2040년까지의 국가 에너지 청사진에 신규 원전 건설이 공식 포함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러한 정부의 일방적인 기류에 기후·환경단체들은 즉각 집단 행동에 나섰다. 반핵·환경단체 연대체인 '신규핵발전소 저지 전국비상행동'은 성명을 통해 "12차 전기본이 특정 산업과 대기업의 전력 수요만을 충족하기 위한 공급 확대 계획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가 안전하고 정의로운 재생에너지 전환의 길을 선택해야만 기후위기 대응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것이라며 전력 공급 중심 정책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가 지지율 반등을 노린 정치적 수단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지지율 관리가 목적이었다면 지방선거 전에 시작했을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