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눈앞으로 다가온 재선거 정국을 뒤로한 채, 광주 여고생 살해범인 '장윤기 사건'을 쟁점화하는 데 당력을 쏟아붓고 있다. 여야의 명운이 걸린 선거 구호 대신 흉악 범죄 사건을 최전선에 내세워,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정조준하겠다는 파격적인 총력전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도부 8명 중 6명이 장윤기 사건과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장동혁 대표는 "흉악무도한 장윤기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입증한 사례"라며,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박탈은 결국 범죄자 천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정점식 원내대표와 신동욱 최고위원 역시 여당의 사법 정책 추진을 '사회적 약자 권익 침해' 및 '사법 리스크 방어용'으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지도부의 공세는 현장 항의 방문으로 이어졌다. 장 대표는 당일 예정됐던 한성숙 국무총리와의 접견 일정까지 취소하고, 사건 관할청인 광주경찰청을 전격 방문했다. 장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김영근 광주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사 로비에서 약 1시간가량 대치했으나, 끝내 경찰 측의 거부로 만남은 무산됐다.

면담 불발 직후 장 대표는 "검찰의 통제를 받아도 사건을 은폐·조작하는 마당에, 지휘 통제마저 사라진다면 경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권 독점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했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야권이 '검찰 해체'를 외치는 현 상황에서, 치열한 재선거 구호 경쟁보다 수사권 폐지의 실무적 부작용이 명확히 드러난 이번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대국민 여론전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