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유럽 내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추가적인 감축 카드를 꺼내 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 사이에서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견제를 최우선 안보 과제로 삼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 대륙 방위의 유럽화'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8일 관련 보도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열린 나토 회의에서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이은 추가 병력 감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백악관이 제동을 걸면서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미 국방부는 최대 6개월 동안 유럽 주둔군 규모와 배치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진행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러한 미군 감축 논의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방위비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충분한 국방비를 지출하지 않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을 제기해 왔다. 더불어, 최근 벌어진 이란과의 전쟁 과정에서 일부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군사 작전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 역시 이번 감축 검토 논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력 재편 시도에 대해 공화당 내부를 비롯한 미 의회에서도 적지 않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폴란드 기갑여단 배치 취소 결정 당시, 당사국인 폴란드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어떠한 사전 통보도 받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며 큰 외교적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미 의회는 유럽 주둔 병력을 7만 6,000명 이하로 줄일 경우, 별도의 의회 검토 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법적 통제 장치를 추진 중이다.

유럽 안보 지형을 뒤흔들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미군 주둔 규모 이슈는 다음 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개최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핵심 의제로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