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까스로 첫발을 뗀 한미 안보 분야 협의가 후속 일정 조율에 난항을 겪으며 장기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외교 역량이 이란 핵 협상에 집중된 데다, 최근 불거진 '쿠팡 표적 제재' 논란이 양국 간 새로운 외교적 갈등 요인으로 급부상한 여파다.
5일 정부 및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지난달 2일과 3일 양일간 서울에서 핵추진잠수함 건조 및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보를 위한 1차 협의를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2차 협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지연의 일차적 원인으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이란 간 핵 협상이 꼽힌다. 미 국무부와 에너지부 등 안보 주무 부처의 핵심 역량이 이란 문제에 묶여 있어, 한국과의 추가 협의에 전력을 기울일 물리적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른바 '쿠팡 변수'가 안보 협의를 위축시킬 핵심 뇌관으로 부상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와 백악관은 최근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고 있다"는 취지의 공식 입장을 연달아 내놓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18차례에 걸쳐 쿠팡 주식을 매매한 정황이 미 정부윤리청(OGE) 자료를 통해 드러나며, 미 수뇌부의 개인적 관심이 반영된 외교적 압박이 작용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쿠팡 문제가 한미 간 다른 이슈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격리·분리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외교가에서는 미 당국자들의 운신 폭이 좁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안보 협상 재개의 명분이었던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대미투자특별법 발효에 맞춰 1차 협의가 열렸으나,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1호 프로젝트 확정이 지연되면서 미국의 후속 협의 동력마저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