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을 앞세워 당선됐던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13년여의 재임 기간 동안 축구협회에 낸 개인 사재 출연금이 총 3,000만 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공개된 국세청 공시 자료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의 개인 명의 사재 출연금은 2015년 1,000만 원, 2018년 2,000만 원이 전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그가 이끄는 HDC현대산업개발 법인 명의의 자금이 아닌, 순수 개인 기부금만 집계한 수치다. 과거 회장 선거 당시 그를 지지했던 인사들이 "기업을 운영하는 분이 협회를 운영해야 돈이 돌아간다"며 자금력을 강조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정 전 회장이 내걸었던 거액의 기부 공약도 이행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월 천안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50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이번 월드컵에서는 대표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할 때마다 수십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대표팀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해당 약속은 최종 무산됐다.

결국 정 전 회장은 지난 6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임원 회의를 주재한 직후 사임서를 제출했다. 당초 월드컵 폐막일인 19일 이후 사임할 예정이었으나, 조별리그 탈락 여파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사퇴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파악된다.

정 전 회장은 사임서를 통해 "모든 영광과 성과는 선수들과 팬 여러분 덕분이며, 모든 부족함과 과오는 오롯이 저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2013년 1월 취임 이후 13년 5개월여 동안 이어져 온 '정몽규 체제'는 불명예스럽게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