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의 입법 토대가 되었던 과거 중앙노동위원회의 '원청 교섭 의무 인정' 판정이 대법원에서 최종 뒤집혔다.

9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CJ대한통운이 하청 택배 기사들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한 1·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대법원은 "CJ대한통운과 택배 기사 사이에 명시적인 근로 계약 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CJ대한통운을 사용자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2021년 6월 "근로 계약이 없어도 근로 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하면 사용자로 볼 수 있다"며 원청의 교섭 의무를 최초로 인정한 중노위의 행정 판정과 이를 인용한 하급심의 법리 적용을 오해로 규정하고 정면으로 배척한 것이다. 중노위의 해당 판정 논리는 이후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 파업 등을 거치며 사용자 범위를 확대한 노란봉투법 입법의 핵심 명분으로 작용했다.

법조계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옛 노동조합법에 근거한 사안인 만큼, 현재 시행 중인 노란봉투법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다만, 신법 시행 이후 발생하는 원·하청 교섭 분쟁에 대해 법원이 '실질적·구체적 지배'라는 새로운 기준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지를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과 현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청년미디어 김도형 기자 (kimdiagram@kym.io.kr)